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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업계, 신종 코로나 여파로 '셧다운' 우려 - 중국 협력사 공장 가동 멈춰…이번주 중 재고 부족으로 생산 라인 중단 불가피
  • 기사등록 2020-02-03 15: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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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셧다운' 사태를 맞을 수 있게 됐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조립공장 전체에서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재고가 바닥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공정에 설치하는 부품이다. 차량 바닥에 모세혈관처럼 배선을 깔아야 그 위에 다른 부품을 얹어 조립할 수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수급이 어렵지 않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통상 일주일치 재고분을 비축해 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이를 생산하는 중국 현지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제품 공급 자체가 끊긴 상황이다.

 

자동차 와이어링 하니스 이미지. [사진=웨이브온]

최근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제 연휴를 이달 2일까지로 늘린 데 이어 각 지방정부가 기업 연휴를 9일까지로 더 연장했다. 이 타격이 국내 자통차 업계에 덮친 것이다.

 

먼저 쌍용차는 4∼12일 1주일간 평택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이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받는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의 중국 옌타이(烟台) 공장이 9일까지 가동 중단을 연장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현대차는 지난 주말 예정했던 울산공장의 팰리세이드 라인 특근을 취소했다. 아울러 기아차도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에서 차량 생산 감축을 실시하는 등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는 그간 유라코퍼레이션과 경신, 티에이치엔(THN) 등 국내 협력사의 중국 현지 공장으로부터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받아왔다. 그러나 현재 유라코퍼레이션 등이 운영하고 있는 중국 공장도 9일까지 휴업이 연장된 상태다.

 

현대∙기아차 측은 “국내 부품사들과 함께 와이어링 하니스 대체 생산이 가능한 곳을 찾고 있다”며 “국내에서 찾지 못할 경우 해외 업체나 공장에서 수급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더밸류뉴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보유량은 약 1주일치 분량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도 일부 차종에서 이미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부족이 시작됐으며 이번주 중 상당수 차종이 재고 부족에 직면하게 돼 전체적으로 생산 라인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도 지난 주말 국내공장에서 예정했던 특근을 모두 취소했다. 한국GM 측은 “와이어링 하니스 문제 때문만은 아니지만, 생산속도 조절이 필요해 취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와이어링 하니스뿐 아니라 인건비 등 원가절감을 위해 국내에서 중국으로 생산 라인을 옮긴 대다수 부품의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업체들이 공급선 다변화 등 위기 관리를 위한 대책을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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