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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배달의 민족' 합병 발표 뒤 후폭풍 더 거센 까닭 - 독일기업 DH와 합병시 국내 배달앱 시장 독점...공정위 어떤 판단 내릴지 주목 - 독점에 따른 수수료 인상, 배달앱 업체에 대한 소상공인의 반감 등도 깔려 있어
  • 기사등록 2020-01-07 1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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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 신현숙 기자]

국내 1위 배달앱 업체 배달의민족(배민)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합병 발표 이후 사회적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두 기업의 합병과 관련해 공정한 심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까지 나왔는데 사기업간 인수합병에 정치권이 나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두 기업의 합병을 놓고 이처럼 논란이 커진 데는 독점에 따른 부작용 우려와 함께 국내 배달앱 업체에 대한 소상공인의 반감 등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

  

[사진=배달의 민족]

◆민주당 을지로위 “배민 인수건 면밀하게 심사해야” 

 

6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등 단체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산업구조적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공정위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배민과 DH의 합병으로 사실상 국내 배달 앱 시장이 독과점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을지위는 "배민과 요기요가 DH라는 하나의 회사에 종속되면 전체 시장의 90% 독점이 현실화한다"며 "공정위는 모바일 배달 앱 시장을 기존 음식 서비스 시장이나 온라인 쇼핑 시장과 구분해 독립적인 산업영역으로 인식하고 독점이나 경쟁 제한적 요소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기업결합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거부하라고 요구한 바는 없다"면서도 "이번 합병이 피자와 치킨 등의 요식업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수수료 인상을 촉발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기업결합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플랫폼 사업 분야에서 이뤄지는 만큼 공정위는 기업의 논리에 제한되지 말고 국민들의 편익 증대 관점에서 검토하고, 시장 독과점 문제를 보다 근본적이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을지위의 기자회견보다 일주일 앞선 12월 3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업체간 기업결합 관련 신고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합병 대상 2개 회사 가운데 한쪽의 자산 총액 또는 매출이 3000억원 이상이고, 나머지 한쪽의 자산 또는 매출이 300억원 이상이면 인수 합병 등 기업결합 사실을 공정위에 신고해 결합의 타당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신고를 받은 공정위는 고시로 정한 ‘기업결합심사 기준’에 따라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공정위의 합병 승인 주요 기준은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 △기업결합 방법이 강요나 기타 불공정한 방법에 해당하는지 △기업결합으로 효율성 증대 효과가 발생하는지 △회생 불가 회사와의 기업결합에 해당하는지 등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12월 20일 배민 합병 인수 건에 대해 "소비자 후생의 네거티브 효과와 혁신 촉진 부분을 비교해 균형감 있게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독점으로 인한 수수료 인상 우려

 

점주들은 향후 배민과 DH의 인수합병이 완료되면 독점으로 인해 수수료가 인상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치킨 집을 운영 중인 최중수(가명, 57세)씨는 "이번 합병으로 앞으로 배달앱 수수료가 오를까봐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인상 우려가 제기되자 우아한형제들의 차기 CEO인 김범준 부사장은 12월 17일 직원과의 대화에서 “DH와 인수합병으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부사장은 “업주님과 이용자들이 모두 만족할 때 플랫폼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했다고 수수료를 올리는 경영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왼쪽)와 김범준 부사장(차기 CEO)이 지난 17일 전직원과의 대화를 열고 대답을 하고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그럼에도 소상공인들은 불안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중개수수료를 올리지 않더라도 광고비 인상 등 다른 통로로 비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이와 관련해 12월 27일 국회에서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공정위 기업결합 엄정심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번 인수합병은 혁신이 아니라 사리사욕 채우기"라며 "배달의민족과 DH의 기업결합을 반대하며, 이 같은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은 수수료 및 광고비 인상을 우려하고 있고, 이제 공포로까지 증폭됐다"며 "DH는 소상공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소공연은 공정위가 배민 매각을 엄정히 심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회장은 "공정위는 소상공인의 우려를 감안해 엄정하게 심사해야 한다"며 "시장 지배력 남용, 일방적 거래 조건 가능성, 소상공인 후생 등을 충분히 반영해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점으로 인해 경쟁은 사라지고 이는 결국 중개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져 자영업자들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개수수료 인상이 음식값 등에 반영돼 결국 매각과 시장 독점에 의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소공연은 지적했다. 

 

최승재(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장이 12월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정론관에서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 합병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과 함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애국 마케팅으로 인기를 끌었던 국내 업체가 해외 기업에 넘어가는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배민을 자주 사용한다는 직장인 김연진씨(가명, 27세)는 “요기요는 독일 기업이 운영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 국내 업체인 배민을 자주 사용했다”며 “주변에서 독일 기업에 팔리고 나면 배달의민족은 우리 민족이 아니라 게르만 민족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인수합병 완료되면 점유율 100% 독점 기업 탄생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2018년 말 기준) 배민(55.7%), 요기요(33.5%), 배달통(10.8%) 등 3사가 장악하고 있다. 

 

국내 배달앱 시장점유율. [이미지=더밸류뉴스]

쿠팡이 ‘쿠팡이츠’, 카카오가 ‘카카오톡 주문하기’로 배달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큰 폭의 점유율 변화는 없다. 우버 역시 우버이츠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2년 만에 철수를 선언할 정도로 국내 배달 서비스에서 배민, 요기요, 배달통 등 3개 업체가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우아한형제들과 DH의 인수 합병이 완료되면 시장점유율 90% 이상의 독과점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DH에 넘어가면 국내 주문 시장은 거의 독점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양사의 인수 합병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국내 배달 시장 전체를 장악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민·요기요·배달통의 지난달 실제 사용자 수(구글플레이 기준·중복 사용자 제외)가 111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배달 관련 앱 전체 사용자의 98.7%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 상위 5개 앱 중 4위를 차지한 쿠팡이츠를 제외하면 모두 딜리버리히어로 소속이었다. 배달 앱 서비스 독점에 따른 수수료 인상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11월 사용자 수 TOP5 배달 앱. [사진=아이지에이웍스]

◆요기요+배달통, 배달의 민족 지분 100% 인수

 

지난해 12월 13일 우아한형제들은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기업 DH와 인수 합병한다고 밝혔다. 

 

DH는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에는 힐하우스캐피탈·알토스벤처스·골드만삭스·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또 김봉진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향후 딜리버리히어로 본사 지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DH는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전량 인수하게 된다.

 

DH는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기업가치를 40억 달러(약 4조7000억원)로 평가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김 대표는 DH 본사 경영진 중 최다 지분 보유자로 등극하게 된다. 김 대표의 지분율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으나 전체 매각으로 볼 때 수천억원의 매각이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설립한 배민은 국내 토종 브랜드로 2010년 6월에 출시됐다. 출시 당시 ‘배달통’, ‘배달 114’ 등이 먼저 출시 돼 있었으나 배민은 설립 초창기 ‘우리가 어떤 민족 입니까?’라는 광고 문구로 애국 마케팅을 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11년 1월에 우아한 형제들이 법인으로 설립됐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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