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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동생 조원태 공개 비판... 한진家 ‘남매의 난’ 본격화

- "선친의 공동경영의 유훈 어겼다"...내년 3월 주총이 분수령

  • 기사등록 2019-12-23 17: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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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한진가  '남매의 난'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43)을 향해 "선친의 공동경영의 유훈을 어겼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재계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조 부사장이 '공격의 칼'을 빼들면서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이 쏘아진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한진]

◆조현아 “조원태, 공동경영 유훈과 다르게 그룹 운영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은 23일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월 8일 별세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자식들에게 유언으로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동 경영 논의 과정에서 의견 차가 발생하며 남매간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원은 5월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 지정 과정에서도 “상속인들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동일인이 지정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공정위 동일인 지정 과정에서 한진그룹의 서류 미제출로 인해 기일이 미뤄지면서 형제간의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후 조 회장이 지난달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가진 특파원들과 기자간담회에서 "아버님 뜻에 따라서 맡은 분야를 충실하기로 셋이 합의했다"며 "때가 되고 준비가 되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삼남매의 한진그룹 분할 경영 체제가 안착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업무 복귀 등 회사 경영 전반과 관련해서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원은 “(복귀 등에 대해) 어떤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론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가 됐다”며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발표됐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5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지만, 동생인 조현민 전무의 ‘물컵갑질’ 사건으로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횡포와 각종 비리 의혹이 확산되면서 다시 불명예스럽게 현업에서 떠났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지분 낮은 조원태 회장…가족 단합 못하면 경영권 잃을 수도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최근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는 이명희 고문과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삼남매가 각각 1.5:1:1 비율로 상속 받았다. 

 

이에 따라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로 구성돼 있다. 현재 조양호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합계는 28.94%다.

 

재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지분율이 낮아 조 전 부사장, 조 전무 등 가족들의 협력이 없이는 한진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재 ‘KCGI’, 반도건설 등 외부 주주들의 지분율이 높은 상황에서 남매간 분쟁이 지속되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진칼의 1대 주주는 이른바 강성부 펀드라 불리는 KCGI로 15.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대호개발 등 반도건설 계열사가 6.28%를, 국민연금이 4.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향후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다른 가족들이 반대세력으로 돌아서면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재계에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가 한진그룹의 경영권에 대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3일 종료된다. 만약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면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

 

23일 오후 3시30분 장 마감 기준 한진칼과 한진칼우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7700원(20.00%),1만850원(29.93%) 오른 4만6200원과 4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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