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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T 국내시장 속속... 토종 기업의 생존 전략은? - 노하우, 기술력, 자본력 열세 극복해야 - 팬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제작사들과의 시너지 필요
  • 기사등록 2019-11-03 18: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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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 이경서 기자]

회사원 김민지씨(34, 가명)는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Over The Top) 마니아다. 선명한 화질, 저렴한 이용료, 차별화된 콘텐츠에 매료된 김씨는 퇴근 시간 혹은 주말이면 OTT를 즐기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김씨가 최근까지 이용해온 OTT 서비스는 '토종 OTT 스타트업'으로 잘 알려진 '왓챠플레이'. 자신이 감상한 영화에 대해 별점을 매기면 다른 좋아할만한 영화를 추천받는 기능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얼마전 김씨는 OTT 서비스를 왓챠플레이에서 넷플릭스로 갈아 탔다. 넷플릭스에서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좀비물 ‘킹덤이 방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김씨는 조만간 넷플릭스도 끊을 예정이다. 넷플릭스에서 더이상 볼 만한 콘텐츠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던 차에 또 다른 글로벌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 김씨는 넷플릭스에서 디즈니플러스로 바꿔탈 예정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웨이브, 넷플릭스, HBO맥스, 디즈니플러스. [이미지=더밸류뉴스]

◆ 9월 출범 웨이브, OTT 시장 변화 신호탄 


국내 OTT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불러 일으킨 'OTT 돌풍'이 한국 시장에도 몰아치고 있다.   

OTT란 케이블이나 공중파가 아닌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영상을 뜻한다스마트폰만 있으면 공공장소에서도 얼마든지 시청이 가능하다넷플릭스의 경우 한달에 14500원만 지불하면 4명이 초고화질(UHD)로 영화드라마예능 등 다양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한마디로 일정 요금에 원하는 대로 콘텐츠를 고르고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 뷔페인 셈이다소비자들의 수요가 OTT로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지난 918일 출범한 웨이브(WAVVE)’는 국내 OTT 시장 변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의 OTT 연합체 (POOQ)’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oksusu)’가 통합한 국내 토종 OTT 서비스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웨이브는 지난 918일 출시된 이후 1개월만에 264만명 가량의 가입자를 유치해 기존 1위였던 넷플릭스(217만명)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이어 LG유플러스의 'U+모바일' 214만명, KT의 '올레tv모바일' 151만명, CJ ENM의 '티빙' 102만명, '왓챠플레이' 33만명 순이었다웨이브의 일평균 사용자 수도 80만명을 기록해 51만명인 넷플릭스를 앞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웨이브측은 “2023년말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웨이브 가입자 수의 빠른 증가 추이를 보면 당초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호락호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국내 출시될 가능성이 크고, CJ ENMJTBC의 연합 OTT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디즈니와의 협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그 외 CJ ENM을 포함한 다른 국내 OTT 사업자들도 디즈니를 눈여겨보고 있어 제휴 유치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OTT 업체간 합종연횡으로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지만일각에서는 국내 콘텐츠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OTT 이용자들 언제든 서비스 갈아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 2가 내년 3월 공개된다. [사진=넷플릭스]

OTT 이용자들의 특징은 플랫폼 충성도가 낮다는 것이다이용자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요소는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다현재 웨이브가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 파이를 넓혀가고 있지만 ‘신규 고객 한정 3개월간 월 이용료 4000’ 등 출범 초기 마케팅이 종료되면 유료 가입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있다웨이브가 반짝 인기가 아닌 지속적인 OTT 강자로 자리매김하려면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에 집중해야 한다.

 

국내 상륙이 임박한 디즈니플러스는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디즈니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픽사마블루카스필름(스타워즈등 양질의 자체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따라서 디즈니는 타사 콘텐츠 수급에 많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이에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 정액제의 반값인 월 $6.99로 구독료를 책정했다매력적인 콘텐츠와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의 공세는 실제로 올해 2분기 넷플릭스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 OTT 업체들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기존 방송채널 스트리밍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지만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콘텐츠 제작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지난해 넷플릭스는 130억달러(15조원)의 제작비를 투자한데 이어 올해는 150억달러(18조원)를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달 1일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애플의 OTT 플랫폼 애플tv+’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60억달러(7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웨이브는 2023년까지 약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콘텐츠 수급에 투자하는 비용과 비교해보면 1년에 3000억원을 투자해도 부족한 실정이다.

 

◆ 심상민 교수 "국내 제작사들과 협력 필요"

 

시장 논리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OTT 시장에서 토종과 외국산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렇지만 자본 해외 유출을 막고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국내 OTT 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자금, 노하우, 기술 등에서 국내 OTT 기업들이 글로벌 OTT에 대항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심상민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 학장(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은 "넷플릭스는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이 분야 노하우가 풍부하다"며 "이제 막 OTT 시작 단계인 국내 OTT 기업으로서는 강적을 맞닥 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돌파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돌파구의 하나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과의 파트너십에서 찾을 수 있다. 심상민 교수는 "국내에는 팬엔터테인먼트, 초록뱀과 같이 블록버스터 독자 IP(지적재산권)를 개발할 수 있고제작비를 공동 투자할 수 있는 제작사들이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KBS 2TV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사진=팬엔터테인먼트]

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18일 첫 방영된 이후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제작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동시 방영되고 있다또, 한류열풍을 이끌었던 겨울연가’ 외에도 해를 품은 달’, ‘킬미힐미’ 등 다수의 흥행작을 제작한 경험이 있다


팬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인기 드라마 '왼손잡이 아내'와 '킬미 힐미' 포스터가 서울 상암동 팬엔터테인먼트 로비에 놓여있다. [사진=더밸류뉴스]심상민 교수는 "오랜 시간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흥행시킨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국내 제작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OTT 기업들은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꾀할 수 있다"며 "제작사는 새로운 공급처를 발굴할 수 있고 OTT 업체들은 그를 통해 글로벌 OTT 기업에 대항할 무기가 생기는 일종의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lk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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