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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개도국 포기’ 논의...농민과 언쟁 끝 결렬

- 농민단체 “비공개 회의했더니 피해 없다며 우습게 안다”...회의 공개 여부 놓고 마찰

  • 기사등록 2019-10-22 15: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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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주영 기자]

WTO(세계무역기구)의 개도국 지위 포기 문제를 놓고 정부와 농민단체가 간담회를 개최했지만시작부터 마찰이 빚어졌다.

 

22일 기획재정부는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WTO가 우리나라의 개도국 지위를 취소하는 논의를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농민들의 입장을 듣기위한 자리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면서 제시한 시한(23)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정부는 공식적인 발표를 미루고 있다사실상 개도국 지위 포기를 결정한 상황이지만 농민들의 반발이 심한 탓이다앞서 이달에만 두 차례 농업계와 간담회를 열었지만 여전히 이견이 크다.

 

김 차관은 이 자리서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가 개도국 특혜 관련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경쟁력 수준 등 우리 농업의 현실이 어떠한지향후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어떠한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고견을 달라"고 말했다.


WTO 건물. [사진=더밸류뉴스]

이후 간담회는 회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느냐를 두고 시작부터 언쟁이 벌어졌다농민단체들은 회의를 공개하기를 요구했는데앞서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두 차례 비공개 간담회에서 정부측은 '개도국 지위가 취소돼도 농업 피해 없다'는 말을 할 뿐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비공개로 회의해봐야 '농민단체와 협의점을 찾는 데 노력했다'는 보도자료만 나오기 때문에 정확한 보도를 위해 (언론에공개하는 게 맞다"며 "개도국 특혜라고 얘기하는데 특혜를 받은 것이 없다"고 언급했다.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장은 "비공개로 회의를 하니 정부에서 무슨 얘기를 하냐하면 '개도국 지위 포기해도 농업에 피해가 없으니 비공개해라이런 얘기를 한다"며 "그러면서 피해가 있으면 가지고 와봐라(라고 하는데농민 알기를 아주 우습게 안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농업이 피해 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정부 사람은 없다내 자신이 농민의 아들이기에 여러분들이 하시는 말씀을 백퍼센트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간담회를 공개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러분들이 돌아가시겠다고 해도 딱히 잡을 입장은 아니다"라며 비공개 진행하기를 종용했다.

 

그는 "공개를 전제로 하면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해 피상적인 얘기밖에 할 수 없다"며 "정부 입장에선 생산적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야 할 4가지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주요 20개국(G20) 회원국세계은행에서 분류한 고소득국가세계 상품무역 비중 0.5% 이상 등을 제시하며 해당 국가로 중국과 한국멕시코터키 등을 지목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만간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해 개도국 지위 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kjy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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