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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vs 메디톡스, 보톡스 전쟁은 계속된다…상반된 보고서 공개

- 대웅제약, 유전적으로 다름이 명확하게 입증

- 메디톡스, 대웅제약이 균주 도용했다

  • 기사등록 2019-10-16 13: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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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출처를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각각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양사는 이 문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15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서로 다른 입장이 담긴 보고서를 각각 공개했다. 대웅제약은 ‘양사 균주는 유전적으로 다름이 명확하게 입증됐다’며,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도용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각각 주장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7월 ITC 재판부 결정으로 양사 균주를 각사가 선임한 전문가에게 제공해 감정시험을 진행했다. 메디톡스 전문가 보고서는 ITC 제출 일정에 맞춰 9월 20일 ITC 재판부에 제출한 반면 대웅제약 전문가 반박 보고서는 이달 11일 제출했다. 

 

보고서는 보호명령에 의해 별도로 지정된 법률대리인 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나 양사 대리인들은 이번에 별도 합의를 통해 보고서 결론 부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대웅제약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ITC 소송에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분석한 결과, 유전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입증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감정 시험에서 포자를 생성했다.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 측 전문가인 데이빗 셔먼 박사는 반박 보고서를 통해 메디톡스 측 유전자 분석방법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부분적 결과만 도출할 수 있는 메디톡스 측 방법 대신 전체 유전자 서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의 직접 비교를 통해 다양한 부분에서 양사 균주가 차이가 있음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폴 카임(Paul Keim) 미국 노던 애리조나대 교수가 ITC에 제출한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균주 분석 보고서. [사진=메디톡스]

이에 대해 메디톡스 측 폴 카임 박사는 양사 균주 유전자에서 보이는 일부 차이는 균주 증식과정에서 나타난 돌연변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웅제약 측 셔먼 박사는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의 직접 비교분석에서 나타난 수많은 차이는 단순 계대배양 과정에서 생기는 돌연변이일 수 없으며, 양사 균주가 별개의 근원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라고 답변했다.

 

양사 균주의 포자 형성 시험결과에 대해서도 보고서 주장은 상반됐다. 메디톡스는 그동안 자사 균주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그 어떤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홀A하이퍼 균주라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이와 동일한 특성 균주를 토양에서 분리동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었다. 지난 1월에는 균주가 감정시험 조건을 포함한 어떠한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에 제출된 메디톡스 측 앤드류 피켓 박사 보고서는 "대웅제약 측 전문가 감정시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포자감정을 시행한 결과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를 형성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대웅제약은 "그동안 메디톡스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사실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라며 "메디톡스 균주가 실제 포자를 형성한다면, 메디톡스 균주가 당초부터 홀A하이퍼가 아닌 다른 균주이었거나 포자감정에 사용된 균주가 메디톡스가 사용하던 균주가 아닌 것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정밀한 전체 염기서열 비교분석을 통해 양사 균주는 유전형이 서로 다음을 명백히 입증했다고 대웅제약은 주장했다. 또 포자를 형성하는 표현형도 명확히 구별된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은 "균주를 독자 발견한 것이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돼 더 이상 법적 분쟁은 무의미해졌다"며 "메디톡스 음해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임을 명백히 입증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소송을 마무리하고 메디톡스에게는 그 동안의 거짓말과 무고의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계획"이라고 승소를 자신했다.

 

반면 메디톡스는 여전히 대웅제약이 균주를 도용했다고 확신했다. 메디톡스는 전문가인 폴 카임 교수 ITC 보고서를 근거로 "대웅제약 보툴리눔 균주가 메디톡스 보툴리눔 균주에서 유래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대웅제약 균이 한국 자연환경에서 분리동정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미국 미시간대 유기화학 전공장인 데이빗 셔먼 박사 반박보고서를 제출했지만, 한국토양에서 균주를 분리 동정했다는 대웅제약 주장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하는 자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이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선택적으로 공개한다고 지적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규제기관(캐나다 연방보건부)에는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제출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실험 조건에서 포자가 형성됐다는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선택 공개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한다"며 "대웅제약이 시행한 이례적 실험조건으로 자사(메디톡스)의 균주도 포자가 형성됐다는 결과를 ITC에 제출했음에도 정작 제소과정에서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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