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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단협 타결의 최대성과는 '기형적 임금체계 개선' - 상여금 지급을 '2개월 1회'에서 '매달 쪼개주기'로 변경.. 최저임금 위반소지 해결
  • 기사등록 2019-09-12 19: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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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 오중교 기자]

“노조와 경영진이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와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을 고려해 분규없는 임단협 타결을 결단한 것에 감사드린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현대차가 8년만에 임금협상을 무분규 타결한 사실을 높게 평가했다. 이날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전체 조합원 5만105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2일 실시한 결과, 4만3871명이 투표해 이 중 2만4743명(56.4%)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국무총리가 나서 현대차의 무분규 임금타결을 언급한 것은 이번 타결이 그만큼 의미가 있음을 암시한다. 그간 현대차 임금협상은 첨예한 갈등과 대치로 한국 사회를 혼돈으로 몰아 넣곤 했다. 

 

지난 3일 울산시 현대차 공장 본관에서 진행된 현대차 노조 단체교섭 조인식에서 노조 간부와 사측 임원진이 임금 협상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그런데 이번 현대차의 임단협 협상은 '8년만의 무분규 타결'을 넘어서는 의미와 성과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평균 연봉 9200만원인데 최저임금법 위반 ‘아이러니’


이번 임금체계 개편의 핵심은 ‘상여금 지급 주기 변경’이다. 현대차는 올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및 시행령 개정으로 직원 7200여명의 시급이 최저임금 기준(8350원)을 밑돌게 돼 최저임금 미달 사태를 겪었다.


현재 현대차의 근로자 평균 연봉은 9200만원으로 최저임금법 위반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현대차의 임금 구조는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각종 수당과 상여금이 기본급보다 많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최저임금은 ‘통상임금÷근로시간’으로 산출하는데, 근로기준법 6조에 따르면 통상임금은 기본급과 고정수당만을 따지게 돼 상여금이나 성과급, 초과근무수당은 제외된다.


이에 따라 산정 기준이 되는 소정 근로시간이 법원 판단 기준인 기존 174시간에서 209시간으로 늘면서 직원 시급이 9195원에서 7655원으로 낮아지는 바람에 현대차는 법 위반 처지에 놓인 것이다.

 

현대차 임직원의 연간 보수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대차는 이러한 기형적 임금체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주는 상여금을 매달 쪼개 주는 쪽으로 개편했다. 구체적으로, 상여금 750% 중 설·하기휴가·추석에 50%씩 지급하는 것을 제외한 600%를 ‘격월 100%’에서 ‘매월 50%’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산입돼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최저임금법 위반 소지도 해결하게 됐다.


노조 측은 ”올해 교섭에선 설립 이래 가장 무거운 주제를 다뤘다”며 ”올해 파업 유보에 대한 전략적 인내 결과는 내년 단체교섭 결과로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급 4만원 인상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기본급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3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 명목으로 근속기간별 200만~600만원+우리사주 15주 지급 등이었다.


노사는 지난 7년간 이어온 임금체계 개선안에 대해서도 전격 합의했다. 통상임금 논란과 최저임금 위반 문제 등 노사 간 법적 분쟁을 해소하고, 각종 수당 등 복잡한 임금체계를 단순화하기로 했다. 노조는 조합원 근속 기간에 따른 격려금을 받는 대신 지난 2013년에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회사는 격월로 지급하던 상여금 일부(기본급의 600%)를 매월로 나눠 통상임금에 포함해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 '위기 공유'가 '무분규 타결'로 이어져


현대차 노사가 8년 만에 무분규 협상 타결을 하게 된 배경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자동차 업계에 닥친 구조조정 움직임 등 대내외 위기감을 노사가 공유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파업권을 확보했으나 교섭 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하는 등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노조 측은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와 우리 정부의 대응 등 한·일 경제갈등에서 여론을 고려해 유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자동차 산업의 침체에 우려해, 올해 교섭에서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 산업 발전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 기술 국산화 방안을 제시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5개 자동차업체의 전체 판매실적은 전년비 2.9% 감소한 63만9435대로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줄어든 36만3045대만을 판매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한국경제가 저성장 상태에 직면하고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문제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현대차 노사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의미 있는 합의를 했다”고 평가했다.


ojg@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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