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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어제 저녁에 주문해도 오늘 아침에 배송돼 있어 편하게 먹을 수 있어요.”


직장인 김민정(32. 가명)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집 현관 앞에 배송된 신선식품으로 아침을 먹고 출근한다. 1인 가구 직장인인 김씨는 퇴근 후 모바일로 다음날 아침에 먹을 음식을 주문한다. 김씨는 "직장 업무에 시간을 빼앗기다보니 장볼 시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며 "새벽배송 서비스가 나같은 직장인에게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어느 마트에 가정간편식(HRM)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대기업 뛰어든 새벽배송, 이제는 '레드오션'

 

전날 저녁 클릭 한번으로 신선식품을 즐기는 직장인과 1인가구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과 1인가구 소비자들들에게 식재료를 사느라 마트나 시장을 방문하는 수고를 없애준 새벽배송은 이들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Unmet needs)'를 맞추었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정작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적자 누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15년 스타트업 마켓컬리가 처음 열어젖힌 새벽배송 사업에 최근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시장이 '레드오션(Red ocean)'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새벽 배송 서비스 GS프레시를 영위하고 있다. GS프레시는 이용 고객과 금액이 증가하고 있지만 프로모션과 물류비용 증가로 적자가 분기당 7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GS리테일의 온라인 부문의 적자가 커지고 있다.

 

이마트는 연결기준 2분기 영업손실 299억원으로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온라인부문의 영업손익은 113억원이었다. 쓱닷컴이 지난 6월 말부터 새벽 배송 시장에 진출했고, 하반기에는 새벽 배송을 확대하는 등 외형 성장이 예상돼 향후에도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부진으로 이마트 주가는 최근 3개월간 60% 가량 하락하며 지난달 12일 신저가(10만45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마트 최근 1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증권]

여기에 지난 7월 22일 롯데홈쇼핑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처럼 대기업의 새벽배송 진출로 새벽배송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기업이 '승자의 기쁨' 누릴 것"

 

이처럼 새벽배송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모하자 업계에서는 향후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놓고 다양한 분석을 하고 있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익 창출'인 만큼 지금처럼 적자를 기록하면서 언제까지 새벽배송 사업을 지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선, 이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설 자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의 탄탄한 물류 시스템, 차별화한 서비스, 자본력을 뛰어넘기에는 스타트업의 자원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015년 새벽배송 시장을 열어젖힌 마켓컬리의 매각설이 나도는 이유가 이같은 배경을 갖고 있다. 마켓컬리의 운영사인 주식회사 '컬리'의 영업손실은 2015년 54억원, 2016년 88억원, 2017년 123억원, 2018년 336억원으로 해마다 커지고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새벽 배송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마켓컬리는 시장 내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벽 배송 이상의 전략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이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도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대기업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자본 논리에 따라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를 견디지 못하는 기업들이 도태될 때까지 살아남는 기업이 최종적으로 '승자의 기쁨'을 누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랜드 파워와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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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9-06 12: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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