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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부진 장기화되나…에틸렌 가격 하락세

-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요 회복 더뎌

- 하반기도 불투명

  • 기사등록 2019-08-13 14: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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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에틸렌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화학업계의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에틸렌 가격은 톤당 820달러로, 지난해 3분기 평균 가격(1240달러)보다 33.9% 감소했다.

 

그러나 이 가격은 남미 지역 설비의 셧다운으로 아시아 지역 제품 공급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반등한 수치이다. 7월 첫째주 가격은 696달러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연평균 에틸렌 가격도 톤당 1000~1100달러대를 오갔던 2015~2018년과 달리 올해 평균 가격은 845달러로, 1000달러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된다.

 

에틸렌은 석유제품인 납사를 분해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기초 유분이다. 이 에틸렌을 가공해 폴리에틸렌(PE)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과 합성수지, 합성섬유 등을 만들 수 있어 원료인 에틸렌 가격은 화학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화학업계의 유례없는 호황은 이런 에틸렌 가격의 높은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의 가격 차이)의 영향이었다. 반면 최근 미국이 셰일가스를 대량으로 생산하며 저렴한 에틸렌의 공급량이 늘자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수요 부진으로 이어져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이는 국내 화학기업의 실적 저조로 직결됐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주요 화학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62%, 50.6%, 47.1%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올해가 가장 업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급증한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이 계속되고, 각 사의 에틸렌 생산 설비 증설도 곧 예정이거나 이미 완료됐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실제로 최근 몇년간 롯데케미칼 등 주요 화학사와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은 전세계적인 석유화학 제품 수요의 성장을 예상하고 에틸렌 생산 설비 투자를 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증설을 늘렸고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에틸렌 생산능력은 기존보다 4.5%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등 수요 회복은 더딘 상황이며, 장기 침체 가능성까지 예상되고 있다. 수요 회복이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 스프레드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의 화학제품 수입 구매력 감소가 예상된다"며 "하반기 업황에 부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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