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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기 교수의 경제 이야기] PER×(1/(1+i)^n)의 공식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까? - 가치투자자에게 유용한 기업가치평가 툴 PER(주가수익비율)
  • 기사등록 2019-07-11 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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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진기 교수 ]

PER(Price Earnings Ratio)은 한국에서 ‘주가수익비율’ 또는 ‘주가수익률’ 등으로 부르고 있는데, 필자는 그냥 알기 쉽게 ‘주가수익배수’라고 이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PER은 ‘주가/주당순이익(EPS)’ 또는 ‘시가총액/당기순이익’으로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도 찬찬히 살펴보면 정확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PER은 계산의 기준 시점에 따라 값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PER 계산에 사용되는 EPS는 전년도 EPS를 사용할 수 있고, 최근 4개 분기 EPS를 사용할 수도 있고, 향후 예상 EPS를 사용할 수도 있다. 사용하는 EPS에 따라 PER의 유형이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진다. 따라서 PER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어떤 유형의 PER을 사용하는지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 좋다. 당연히 사용 목적에 따라 정확한 PER의 유형을 사용하여야 비교적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PER을 대략 다음과 같이 유형화 하고 있다.

 

과거PER, P/E LYR(Last Year Ratio)=현재주가/과거EPS(전년도 EPS)

최근PER, P/E TTM(Trailing Twelve Month)=현재주가/최근EPS(최근 4개 분기 EPS)

예상PER, forward P/E=현재주가/예상EPS


기업 사무실이 밀집해있는 서울 대학로 일대 풍경. [사진=더밸류뉴스]

이 중에서 예상PER은 상당히 중요하다. 과거PER을 가지고 예상PER을 계산할 수 있는데, 계산공식은 다음과 같다.


예상PER=과거PER×(1/(1+i)^n)

 

여기서 1/(1 + i)^n은 예상계수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이 때 i는 EPS성장률인데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을 사용하고 - 그러나 전망에 따라서는 전년도 성장률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 n은 EPS 성장이 지속가능한 기간이다.


◆ PER, 기업가치평가에 효과적 


이 예상PER 공식은 생각보다 꽤 쓸모가 있다. 고PER주식과 저PER주식 모두의 경우에 두루 그 주식의 미래가치를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A, B 두 회사가 2018년 모두 주가가 20,000원이고 EPS가 400원이라고 하고, A회사는 그 동안 EPS가 매년 170원, 230원, 300원으로 증가해 왔고, B회사는 그 동안 매년 400원씩 동일하게 유지해 왔다고 가정해 보자.


A 회사의 EGR: 2018년 ((400-300)/300)×100≒33%, 2017년 ((300-230)/230)×100≒30.0%, 2016년 ((230-170)/170)×100≒35%

B 회사의 EGR: 2018년 ((400-400)/400)×100=0%, 2017년 ((400-400)/400)×100=0%, 2016년 ((400-400)/400)×100=0%

 

A, B 두 회사의 2018년 PER은 20,000/400=50배로 동일하다. 다만, A회사는 2016년 35%, 2017년 30%, 2018년 33%, 지속적으로 EGR이 증가하고 있고, B회사는 성장률이 정체되어 있다. A회사의 EPS성장률 i=33%이고, B회사의 i=0%이다.


언뜻 보기에는 매년 400원씩 수익을 내는 B회사가 더 안정적이고 좋아 보이지만, 예상PER을 계산해보면 A회사가 훨씬 더 좋다.

 

향후 5년 동안 두 회사가 2018년과 동일하게 성장한다고 하면, A회사의 순이익은 400×(1+0.33)^5=1665원이 되고, B회사의 순이익은 400×(1+0.00)^5=400원이 되며, A회사의 예상PER은 50×((1/(1+0.33)^5)=12배, B회사는 50×((1/(1+0.00)^5)=50배가 된다.


이와 같이, 미래의 동일 시점에서 PER의 결과는 서로 다르며, 투자 심리적 가치도 다르게 된다. 왜냐하면 투자자가 12배의 가격 대비 수익 비율을 보게 되면, 그들은 오랫동안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6, 2017, 2018년 EPS만 지속적으로 관찰할 때, 우리는 계속 일정한 EPS를 구현하는 B회사가 ‘우량’한 것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EPS성장률을 고려하면 A회사는 ‘우량’하고, ‘성장’ 가능한 것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투자를 할 때 A회사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는 원래 미래를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과의 성장이 현재의 EPS보다 더 중요하다.

 

향후 5년 동안 두 회사가 현재와 동일한 성장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하고, A회사의 주가를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5년 후의 EPS를 기초로 계산하면 1665원×PER50=83,232원이고, 예상PER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20,000원×(PER50/PER12)=83,232원이다. 이 A회사에 투자하면 원금 20,000원을 빼고 대략 316.1%의 순수익을 얻게 된다. 이것은 5년 예금 금리를 3.60%로 가정했을 때 은행금리의 대략 87.8배의 수익을 얻는 것이다.


◆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에 적용 가능


예상PER은 단순하고도 심오한 이치, 즉 주식시장에서 투자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지속적인 성장성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는 이치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사실 PER이 50이면 대부분의 투자의 대가들이 투자하지 말도록 조언을 하는 수준이다. PER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PER이 50인 주식 중에서 그 이면을 살펴보면 그 동안 사업이 부진하여 부도 직전에서 회생하여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회사는 EPS가 점차 증가하지만 그 금액은 적기 때문에 PER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 이런 고PER 주식이 가끔씩 시장의 다크호스가 된다. 저PER투자를 신봉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당혹스러운 결론이지만 계산을 해보면 이렇게 나온다.

 

그런데, 예상PER의 위력은 오히려 저PER의 경우에 더욱 매력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예상PER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EPS성장률이 대체로 매년 일정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가정을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전혀 없지는 않다.


예를 들어, 과거 10년 이상 꾸준히 순이익이 20%씩 증가해 왔다면 그 회사는 아마도 영구적인 해자(垓子)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일 것이다. 향후 10년간도 비슷한 순이익 증가율을 가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예상PER을 이용하면 10년 후의 주가도 금방 구할 수 있다. 그 회사의 과거PER이 15이면, 예상PER=15×(1/(1+0.20)^10)=2.42이다. 현재 주가가 10,000원이라면 10년 후의 주가는 대략 10,000×(15/2.42)=61,983원이 된다. 61,983원에서 10,000원을 뺀 51,983원이 10년간의 수익으로, 519.8%의 수익을 얻는다. 괜찮은 수익률이다.

 

가치투자의 대가 존 템플턴(John Templeton)은 향후 5년간의 예상 EPS에 의해 PER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해오다가, 2004년 말 그는 5년이 아니라 그보다 더 긴 10년간의 예상 EPS에 의해 PER을 계산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 경우 5년간의 EPS에 대해 5보다 작은 예상PER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10년간의 EPS에 대해 2나 2보다 작은 예상PER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하였다. 예상PER이 2.42인 위의 사례는 아마도 템플턴에게는 아직도 비싼 주식으로 보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템플턴의 생각에 의하면, 가치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경쟁우위를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그 기업의 경쟁 업체까지도 연구해야 한다.


또 어떤 회사가 성장을 하고 있다면 주가에 그 기업의 성장이 이미 반영되어 있으면 곤란하다. 템플턴이 10년 후 예상 PER이 2 이하인 주식을 찾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가치투자자들은 주가와 그 주식의 가치 사이의 차이가 큰 주식만을 매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템플턴은 “증시에는 언제나 이런 주식이 있게 마련이다”라고 천명하여 가치투자자들에게 큰 위안을 주고 있다. 


윤진기 경남대 교수·전 한국중재학회 회장


* 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19.07.11. 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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