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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10년] ④유연한 규제로 '한국판 골드만삭스' 만들어야 - IB부문 비중 6.8%→19.7%로 증가 - 중소기업의 자본시장 졉근 여전히 어려워
  • 기사등록 2019-07-08 08: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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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국내 증권사들이 대형화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목표였던 '한국판 골드만삭스'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유연한 규제로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지난 5월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볼스홀에서 진행된 '자본시장법 10년의 평가와 과제' 세미나. 

자본시장연구원이 한국증권학회, 한국증권법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행사는 자본시장법 10년의 성과와 개선안이 제시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등을 포함해 자본시장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5월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된 '자본시장법 10년의 평가와 과제'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자본시장연구원] 

◆ 증권사 대형화, 수익구조 업그레이드 성과 이뤄내


이날 세미나에서는 자본시장법의 3대 성과로 △ 증권사의 대형화 △ 증권사의 수익구조 업그레이드 △ 증권사간 차별화로 요약됐다. 조성훈 연구위원은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 70%를 상회하던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은 2018년 40% 수준으로 축소된 반면, IB 부문의 비중은 같은 기간 6.8%에서 19.7%로 증가했다. 자기매매 비중은 같은 기간 16.8%에서 27.8%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또, "증권사의 위탁매매 비중 감소하고  IB 및 자기매매비중 증가했으며, IPO 등에 특화된 증권사가 등장하는 등 차별화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한계도 지적됐다. 당초 자본시장법이 목표로 했던 '한국판 골드만삭스'는 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조성훈 연구위원은 "자본시장법은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자본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그런데 이 법을 시행한 후 자금중개기능이 달라진 점을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자료=자본시장연구원]

◆ 유연하고 탄력있는 규제 필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는 지적이 제시됐다. 

패널토론에 참석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시장은 "지난 10년간 두 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자본시장법이 이상해졌다"며 "위기 당시 무게중심이 규제 완화에서 강화로 옮겨 가면서 새로운 포괄주의로의 변화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게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성훈 연구위원은 "자본시장법은 근본적으로 돈의 문제인데, 규제가 있으면 돈이 제대로 흐르는 것이 어렵다며 자본시장법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면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돈이 흘러가게 해야 하는데 한국은 너무 많은 규제 때문에 이와 같은 흐름을 쫓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개선 방안으로 조 연구위원은 ‘경쟁 촉진적 규제’와 ‘경쟁 제한적 규제’를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돈 문제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위기 발생 예방을 위한 경쟁 촉진적 규제와 시장 인프라와 그 위에서 활동하는 주체들에 대한 규제는 튼튼히 해야 하지만 ‘경쟁 제한적 규제’는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훈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증권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미래 도전의 하나는 디지털 혁명"이라며 특정 기능에 특화한 새로운 핀테크기업이 플레이어로 증권업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향후 자본시장법 시행과 규제정책은 포괄주의의 정신을 전향적으로 살려나가고, 경쟁 촉진·공정경쟁 확보의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원칙 중심 규제로 업그레이드해야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나열식으로 열거된 자본시장법을 반드시 금지하는 것 빼고는 다 해도 되는 식의 원칙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래야 금융사들의 창의성 발휘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키워 벤처기업에 자금이 돌게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새로운 업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규제 완화를 통해 다양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가 초대형 IB로 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IB보다 국내 수요자를 위한 해외 맞춤 서비스 위주여야 한다. 


박영석 원장은 "곧바로 해외 M&A에 눈을 돌리는 것보다는 국내 M&A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성과를 거두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로벌 IB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역량을 키우고 해외 기업금융(IB) 부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글로벌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M&A를 할 때 외국계 기업을 상대할 정도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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