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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10년] ②선진 IBㆍ자기매매↑ '천수답' 브로커리지↓ - 찬수답식 위탁매매에서 선진 IB 비즈니스모델로 업그레이드 - 특화ㆍ전문화 기반 증권사도 등장
  • 기사등록 2019-07-04 08: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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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 신현숙 기자]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국내 증권사에서 벌어진 가장 큰 변화의 하나는 수익구조가 위탁매매(일명 브로커리지)에서 IB와 자기매매로 이동했다는 사실이다. 


◆ '천수답' 브로커리지 비중 70%→38% 급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는 증권사의 주요 수익 모델이었다. 위탁매매 수수료란 개인들이 주식 매매를 할 때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를 말한다. 2001년 당시 5대 증권사의 매출액에서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안팎이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38%로 하락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의 황소와 곰 동상. [사진=더밸류뉴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7개 증권회사 가운데 2개사를 제외하고 모두 자본시장법 시행 후에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이 감소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에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이 높았던 증권사는 시행 후에도 여전히 높은 경향을 보였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에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이 매우 극단적으로 낮아진 2개사(각각 97.0% → 4.4%, 81.5% → 19.2%)도 있다. 5대 대형사는 전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모습을 보이며,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이 비교적 큰 편에 속해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료=자본시장연구원]

위탁매매의 비중이 이렇게 낮아진 것은 시장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다시 말해 증권회사들간에 수수료 경쟁이 심화되고, 온라인ㆍ모바일 거래의 급속한 확산으로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2001년에 19.8bp였던 주식위탁매매 평균 수수료율은 지난해 6.7bp로 3분의 1수준으로 하락했다. 주식 거래대금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도 증권회사의 수수료수익은 감소한 것이다. 평균 수수료율이 계속 감소하는 추세 하에서 위탁매매 부문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증권회사의 주력 수익 부문이 되기는 어렵다.


◆ IB, 자기매매 비중 UP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이 감소한 자리를 채운 것은 투자은행(IB) 부문과 자기매매 부문이다. IB 부문이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5.1%, 2008년 6.8%, 2018년에는 19.7%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투자은행 부문 수익의 절대 규모 역시 2001년 3,100억원, 2008년 6,000억원, 2018년 2조 4,5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주목할만 점은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에서 투자은행 부문의 비중이 더 크게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5대 대형사의 투자은행 부문의 비중은 2001년 6.4%, 2008년 6.3%, 2018년 13.9%인데 비하여 중소형 사는 2001년 4.5%, 2008년 7.0%, 2018년 24.9%를 기록하였다. 이는 여타 영업 부문에 비하여 투자은행 부문이 더 경쟁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매매도 증권사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5대 증권사에서 자기매매가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2001년 마이너스 28.4%였다가2008년에는 12.0%로, 다시 2018년에는 27.8%로 급성장했다. 자기매매 부문에서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당시에 한국의 금융당국이 내세웠던 '증권사의 '천수답' 방식의 위탁매매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유도한다'는 목표가 달성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증권회사 수익구조의 변화, 즉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이 감소하고 투자 은행과 자기매매 부문의 비중이 증가한 것은 증권업 전체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에 수익구조의 뚜렷한 차이가 관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별 증권회사의 수익을 합한 총량 수준에서의 수익구조만으로는 개별 증권회사 간 수익구조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증권회사별로 수익구조의 차별화, 특화ㆍ전문화 등 경영전략에서의 차별성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반대로 2개사를 제외한 25개사의 순영업수익에서 투자은행(IB) 부문의 비중이 증가했다. 이같은 비중의 증가 정도는 증권회사별로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에는 투자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이 20%를 초과하는 증권회사가 없었으나, 시행 이후에는 최대 64%에 달하는 증권회사도 출현했고, 시행 이전에는 투자은행 업무를 전혀 영위하지 않았는데 시행 후에는 60% 이상의 수익 비중을 가질 정도로 사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뀐 증권회사도 존재한다. 

또, 투자은행 부문의 비중 증가는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투자은행 부문의 비중이 대형사보다 큰 중소형사도 적지 않다. 5대 대형사는 투자은행 부문에서도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기매매 부문 역시 27개사 중 22개사에서 자본시장법 시행 후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다. 그리고 자본시장법 시행 전이나 시행 후나 회사별로 자기매매 부문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편차는 다른 업무에 비하여 큰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법 시행 전과 후에 걸쳐 일관되게 자기매매 중심의 수익구조를 가져가는 증권회사(69.2%→85.5%)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20% 이하의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회사도 일부 존재한다. 5대 대형사는 법 시행 전보다 시행 후에 회사 간 편차가 줄어든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자료=자본시장연구원]

◆ "자본시장법, 한국 금융시장 업그레이드" 평가


자산관리 및 상품판매 부문은 다른 업무와는 달리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과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에 수익 비중이 증가한 회사와 감소한 회사의 비중이 비슷하다. 그리고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에 전체적으로 회사 간 편차가 상당히 줄어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에는 자산관리 및 상품판매 부문의 수익 비중이 20%를 초과하는 증권회사가 5개 있었으나, 시행 이후에는 그러한 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정리해보면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국내 증권사는 천수답식의 위탁매매 비중이 줄고 선진 IB와 자기매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기준에 가까워졌다고 평가된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본시장법은 한국의 금융사 체질을 업그레이드했다"며 "여기에다 선진 경영기법에 도입되면서 특화ㆍ전문화 기반의 증권사도 출현하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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