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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주주행동주의] ①KB자산운용, 왜 SM에 주주서한 보냈나 - 이수만 개인회사에 인세형식으로 거액 지급 개선요구 - 올 상반기 주주행동주의, 한국 자본시장에 문제 제기 성과
  • 기사등록 2019-06-07 09: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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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편집자주 ]

KB자산운용이 국내 1위 연예 기획사 에스엠에 주주서한을 보내면서 한국 자본시장에서 주주행동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KB자산운용은 에스엠측에 이수만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에 인세 지급을 하는 대신에 두 회사를 합병하고, 배당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더밸류뉴스는 '다시 불붙은 주주행동주의' 시리즈를 새로 시작해 올 상반기 주주행동주의의 성과와 한계, 개선점을 심층 분석합니다. 올해 초 더밸류뉴스는 '주주행동주의 몰려온다' 시리즈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에 등장한 주주행동주의 움직임을 심층분석한 바 있습니다.  


[더밸류뉴스=지윤석 기자] "에스엠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에 제공하는 인세는 소액주주와 이해상충에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라이크기획과 에스엠을 합병할 것을 요청합니다. 아울러 에스엠은 배당성향 30%를 시행할 것을 요청합니다." 


지난 5일 국내 1위 연예기획사 에스엠은 KB자산운용으로부터 이같은 요지의 주주서한을 받았다. 


◆ KB자산운용, "에스엠, 영업이익 절반 가량을 이수만 개인 회사에 지급은 부당"


이수만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에 에스엠이 제공하고 있는 인세가 소액주주와 이해상충 관계가 있으니 차라리 에스엠과 라이크기획을 합병해 사실상 인세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지였다.


KB자산운용이 에스엠에 요청한 안건은 한가지 더 있다. 에스엠이 2000년 코스닥 상장 이후 주주에게 단 한번도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는데, 배당성향 30%를 시행하라는 것이었다. 

KB자산운용은 에스엠의 지분을 늘려 5일 현재 이수만(8.18%), 국민연금공단(8.18%)에 이어 3대 주주(7.58%)에 올라서 있다. 

2대 주주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이날 "에스엠의 불투명한 경영 개선을 위해 적극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9년 5월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미지=더밸류뉴스]

이에 대해 에스엠은 보도자료를 내고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배당 제안에 관해서는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공시가 나가자 에스엠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에스엠 주가는 4만5350원으로 마감했다. 


에스엠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


◆ 올 상반기 주주행동주의는 '절반의 성공' 


이번 KB자산운용과 에스엠의 공방은 올해들어 주목받고 있는 주주행동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을 의미하는 주주행동주의는 올 상반기 한국 자본시장에서 화두로 등장했다. 


올해 1월 초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는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 10.81%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다. 이어 한진칼에 대해 감사와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면서 주주행동주의 서막을 알렸다. 또,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배당 확대와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해 현대차그룹측과 공방을 벌였다. 


이들 주주행동주의 편드의 올 상반기 성과는 '절반의 승리' 혹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만하다. 

KCGI는 지난 3월 29일 주총에서 한진칼과 표대결을 벌였지만 감사, 사외이사 선임안건은 부결로 결론났다.  

그렇지만 KCGI는 한진칼을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주주행동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레이스홀딩스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 5일 현재 한진칼 지분 15.84%를 보유하고 있다. 


KCGI는 5일 한진칼에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KCGI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서울 중앙법원에 '장부 등 열람 허용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신규 차입금 사용 내용 명세서, 증빙서류 등이 기재된 회계장부서류를 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했다. 지난해 12월 5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신규 차입 건에 대한 공개를 요구한 것이다. 3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 600억원 규모 신규 차입금, 7개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 1000억원 규모의 신규 차입금 등이다. 

이에 대해 한진칼은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지난 3월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7조원의 배당과 함께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들을 선임할 것을 놓고 표대결을 벌였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에 엘리엇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3조 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이다.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는 거부됐지만 이들이 한국 자본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일부 기업들이 제안을 일부 수용한 것은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jy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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