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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때는 바야흐로 '플랫폼 시대' 도요타, GE, 존 디어의 혁신 눈에 띄네
  • 기사등록 2019-03-27 14: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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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최성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 하면서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하는 '굴뚝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농업, 커뮤니케이션, 소비재, 교육 등의 다양한 산업에 포진한 이들 굴뚝 기업은 과감한 투자로 첨단 기업 공세에 맞서고 있다.  ‘플랫폼’(Platform)이란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에서 유래한 용어로 비즈니스 당사자들이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인프라를 말한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탈규모 시대의 제조업, 플랫폼 비즈니스로 도약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대표 기업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 도요타이다. 


토요타는 올해 초 다목적 모듈식 전기차 ‘이팔레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커넥티드와 자율주행 기술이 장착된 이팔레트는 이동식 상점과 사무실, 레스토랑, 이벤트 부스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도요타는 이팔레트를 통해 구축한 서비스 플랫폼을 주축으로 모빌리티 단말과 서비스를 통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빅데이터 센터에 모인 차량 속도와 위치 등 다양한 운행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API(프로그래머 전용 인터페이스)형태로 공개한다는 게 도요타의 구상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지난 1월 일본 동경이 한 전시회에서 이팔레트를 소개학 있다. [사진=도요타 자동차 홈페이지]

그런가 하면 글로벌 1위 농기계 제조업체인 미국의 존디어는 '마이 존디어'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자체 개발, 운영하고 있다. 

마이 존디어는 농기계에 소프트웨어를 부착, 농지 주변의 기후나 토양의 질 같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활용된다. 

미국 내에서만 수천 곳의 농장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는 최적의 수확량 창출에 필요한 신종 농법을 만들거나 기존의 농법을 개선하는 데 쓰이고 있다. 

플랫폼의 도움을 받아 지난 2014년 310억달러(약 35조2793억원)이던 존디어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430억달러(48조9359억원)로 뛰었다. 


미국 최대 제조업 기업인 GE의 경우 산업 인터넷 운영 플랫폼인 '프레딕스'를 운영 중이다.

프레딕스에서 생성된 각종 소프트웨어는 GE의 제트엔진, 가스터빈, MRI 스캐너 등에 센서로 장착돼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  

지난 2015년 GE는 모든 기업에 프레딕스를 전면 개방함으로써 산업용 앱 생태계를 구축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GE는 이후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빠른 시간 안에 개발해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플래디스에서는 약 2만2000여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250개 이상 빅데이터 관련 앱을 개발했으며, GE는 400곳 이상의 파트너와 협업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화에 성공한 굴뚝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이전에 비해 2~3배에 이른다.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급성장하며 시장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 [자료=플랫폼 레볼루션, 더밸류뉴스]


◆ 기존 역량 활용해 플랫폼화 성공


백화점이나 신용카드를 비롯한 플랫폼 비즈니스는 이전부터도 존재해 온 것들이지만 해당 사업은 매개 비용이 높다 보니 네트효과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렇지만 IT(정보기술) 산업이 발달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매개 여건이 활성화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생산자 측면에서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확장하는 작업이 한층 단순하고 저렴해졌으며, 소비자 역시 통신망 진화와 모바일 기기 확산 등으로 플랫폼 참여방식의 종류와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이전 산업경제 시대에 사업을 발전시키는 이상적인 성장 엔진은 다름 아닌 ‘규모의 경제’로, 평균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경쟁자 진입을 막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했다. 

규모의 힘으로 매출을 늘리면 평균 비용은 낮아지고, 이는 다시 판매량 증가와 가격 인하라는 선순환을 거쳐 시장을 독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의 비즈니스 환경은 기술 발달로 인해 규모의 경제에서 탈규모의 경제로 성장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기업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중요성이 약화되는 대신 AI나 빅데이터 기술 발달을 이용, 개개인의 니즈에 맞춤형 시장이 보다 세분화된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현대의 탈규모 경제에 맞는 사업 양식으로 생산과 소비 시장의 참여자를 많이 확보하고 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 주효한 전략이다. 


◆ 네트워크 효과, 하이브리드, 규모의 경제가 관건


플랫폼 기업 일부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서 모든 기업들이 플랫폼 방식을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늘날 제조업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차별화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이 제품의 핵심기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제품에서 생성되는 정보의 가치가 물리적 기능을 뛰어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개인화되고 맞춤화된 소비자들의 경향,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에 플랫폼 형태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점에 근거해 플랫폼 비즈니스를 도입할 때는 네트워크 효과가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플랫폼을 기획, 개발, 생산, 유통 등 가치사슬의 어느 단계에서 활용할 경우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도 연구해야 할 대상이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역시 미지의 영역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 비즈니스와의 상호작용 접점을 찾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에만 집중해 온 기업이라면 기존 제품과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형태의 플랫폼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또한 이전의 핵심 고객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가치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아울러 고객들이 경쟁기업으로 옮겨 가지 않을 만큼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보유함으로써, 임계치의 고객 규모를 달성해야 하는 점도 중요한 과제다. 


정보적 가치가 아무리 유용하더라도 제조업의 기본 가치가 흔들리면 경쟁력은 장담할 수 없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중소기업학회장)는 "플랫폼은 제조업이 갖는 물리적 가치에 정보적 가치를 더하여 전체 고객가치를 증대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플랫폼 비즈니스는 네트워크의 규모가 승부를 결정짓는만큼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c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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