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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분석] 배당 요구 받은 현대홈쇼핑, 현금성자산만 7800억

- 현금성자산, 증권가치 합치면 1조2900억원

- 배당성향 10%대로 낮은 편

  • 기사등록 2019-03-07 09: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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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오중교 기자]

미국 투자사 달튼 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s)가 현대홈쇼핑에 대해 3억650만달러(약 4200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할 것을 요구하면서 현대홈쇼핑의 보유 현금과 재무 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5일 달튼 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s)는 현대홈쇼핑을 상대로 3억6500만달러(약 4200억원)를 주주에게 환원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로 현대홈쇼핑은 2억달러(약 2300억원)를 주주에게 반환하고, 자회사 현대HCN은 환매나 배당 또는 두 가지 모두를 통해 순현금 보유액의 약 절반인 1억6500만달러(약1900억원)를 환원하라는 것이다.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주주환원 이후에도 남은 캐쉬플로와 사내유보현금으로 모든 투자기회에 참가하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현대홈쇼핑, 현금성자산 7811억 보유


현대홈쇼핑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달튼 인베스트먼트의 주장이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면 현대홈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7811억원이다. 이는 현금 292억, 기타금융자산 7327억, 기타비금융자산 192억의 합계액이다. 


현대홈쇼핑의 현금성자산. 단위 원. K-IFRS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달튼 인베스트먼트의 요구를 받아들여 현대홈쇼핑이 2300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하더라도 현금 5511억원이 남는 셈이다. 현금 5511억원은 M&A(인수합병)이나 신규 투자를 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 현대렌탈케어 등 지분 가치 5100억원도... 


현대홈쇼핑은 계열사의 지분가치도 만만치 않다.  현대홈쇼핑은 현대렌탈케어(100%), 현대L&C(100%), 현대HCN(35.3%), 한섬(34.6%)를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이들 계열사의 지분가치는 5100억원 가량이다. 


현대홈쇼핑의 지분 구조. 2018년 9월 기준. [자료=현대차증권]

현대홈쇼핑의 현금 가치 7811억원과 자회사 지분 가치 5100억원을 합치면 1조2911억원인데, 이는 6일 기준 현대홈쇼핑의 시가총액 1조3400억원 수준이다. 자산가치만 놓고 보더라도 현대홈쇼핑이 주식 시장에서 저평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대홈쇼핑의 수익 가치도 양호하다. 이 회사는 해마다 영업현금흐름 700억~1200억원을 안정적으로 창출해내고 있다. 이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상 신규 시설투자(CAPEX)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규모 현금을 지출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영업현금흐름이 고스란히 현금으로 쌓이고 있다. 이 현금을 활용해 현대홈쇼핑은 M&A를 하거나 자회사 출자를 할 수 있다.  


현대홈쇼핑의 영업현금흐름 현황. 단위 원. K-IFRS 별도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기자본이익률(ROE, Return On Equity)도 1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기업의 평균 ROE는 6% 수준이다. 


현대HCN의 보유현금도 주주 배당이나 환매를 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지난해 3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현대HCN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4498억원이다. 이는 이 회사의 현금 81억원, 기타금융자산 4378억원, 기타유동자산 39억원의 합계액이다. 1900억원을 환매 혹은 배당을 하더라도 2598억원이 남는다. 


◆ 배당성향은 10%대에 불과 


반면 배당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 회사의 주당 배당금을 살펴보면 1700원(2017년), 1500원(2016년)이고, 배당성향으로 환원하면 각각 16.2%, 13.7%에 불과하다. 배당성향은 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높을수록 주주에게 배당을 많이 해준다는 의미이다. 통상 30%를 넘으면 주주를 위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달튼 인베스트먼트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홈쇼핑의 주요 주주는 현대그린푸드(25.01%), 현대백화점(15.80%)이고, 대표이사는 정교선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대홈쇼핑은 현금이 쌓이는 우량기업이면서 주주가치 제고에는 소홀하다"며 "주주 배당을 한다면 주가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튼 인베스트먼트의 공개 제안과 관련, 현대홈쇼핑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현대홈쇼핑측은 "그간 배당성향을 강화해왔다.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ojg@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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