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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 파고드는 블랙록의 로렌스 '래리' 핑크 회장은 누구?

- 삼성전자 지분 5.03% 보유하고 있는 블랙록의 회장

  • 기사등록 2019-01-15 10: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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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지윤석 기자]

지난 2월 한국 증시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분 5.03%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블랙록(BlackRock)은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미국계 회사이다. 지난해 기준 운용 자산이 약 6조달러(6700조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블랙록은 지난 1988년 설립돼 1995년 PNC와 합병했고, 1999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이후 2006년 메릴린치인베스트먼트, 2009년 말 바클레이스글로벌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나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했다.


블랙록의 로렌스 더글라스 핑크 회장. [자료=윌슨 센터] 

이 블랙록의 공동 창업자가 바로 '래리(Larry)'란 애칭으로 잘 알려진 로렌스 핑크(Laurence D. Fink)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그를 "세계 경제를 장막 뒤에서 주무르는 그림자 은행(Shadow Bank)의 총재."라고 평했는데, 블랙록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이며 세계 경제의 '해결사(Mr. Fix-It)'로 통하는 그의 입김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많은 나라들의 경제가 좌지우지 되는 것을 보면 그 평가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창립한 '단단하고 거대한 검은 바위' 블랙록은 애플·맥도널드·마이크로소프트(MS)·GE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1대 주주이며 기관 및 개인을 대신해 전 세계 주식·채권·단기 금융·대체 투자 상품 및 ETF-상장지수펀드 전반을 운용하고 있고, 기관을 대상으로 한 리스크 관리 및 전략 자문 서비스 등을 영위하고 있다.


◆ 이자율 예측 실패해 해고


핑크 회장은 성공에서 실패 그리고 실패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든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그는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인 퍼스트보스턴(First Boston)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1986년 입사한지 10년 만에 채권부문장 겸 경영이사가 된 그는 태동기였던 미국의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Backed Security) 시장 형성을 주도하고 선물옵션부를 만들어 부동산 상품 부문을 이끌면서 10억달러의 이익을 거뒀다.


그렇게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그는 미국 연방정부의 이자율 예측에 실패하는 바람에 1년만에 1억달러(약 1140억원) 손실을 내면서 채권 투자 헤드에서 해고되었고 그가 거뒀던 성공만큼 큰 실패 속에서 추락을 경험한다.


◆초대형 M&A로 재기 성공


회사에서 쫓겨난 뒤 18개월 동안 방황하던 그는 1988년 퍼스트보스턴 시절 동료였던 로벗츠 카피토, 벤 골럽 등 7명과 함께 블랙스톤(Blackstone) 산하에 조그만 자산운용 자회사를 차렸다. 블랙스톤의 공동 창업자이자 리먼브라더스 회장을 역임했던 피터 패터슨이 50%의 지분을 갖는 조건으로 운용자금 500만달러(약 57억원)을 댔다.


1992년 승승장구하던 핑크는 회사 이름을 모회사보다 더 큰 '검은 바위(블랙록)'으로 개명했다. 1995년에는 스톡옵션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던 블랙스톤과 결별하고 P&C 금융그룹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그 뒤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구사하며 연이은 초대형 인수합병을 성사시켰고 결국 2009년 바클레이스의 자산운용 부문 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거듭났다.


그가 큰 실패 이후 다시 지금의 블랙록을 일구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비장의 무기였던 '위험 관리' 기법이었다. 퍼스트보스턴에서의 대실패를 통해 불패의 투자, 위험을 넘어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을 설파하며 펀드매니저와 연기금 운용자들을 사로잡았다. 트라우마를 대성공의 거름으로 바꾼 마법을 선보인 것이다.


'슈퍼허브'의 저자인 산드라 나비디는 “블랙록은 세계 곳곳에 그물처럼 포진한 전문가들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정보에 기반해 수만 종에 달하는 금융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세계 금융 시스템의 허브”라고 평가했다. 블랙록은 한국 시장을 파고드는 목적으로 단순 투자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과연 그저 우리가 '허브'에 포함될 뿐인 것인지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jy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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