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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승범 기자 ]

[김승범 연구원]

지난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셰프를 앞세운  「쿡방」이 대세였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쿡방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었다. 월요일엔 「냉장고를 부탁해」로 15분 요리 레시피를 배우고, 화요일엔 「집밥 백선생」으로 요리의 기초를 배우고, 수요일엔 「수요 미식회」를 통해 맛집을 소개받고, 목요일엔 「한식대첩」을 보며 기상천외한 한식으로 눈 호강을 하고, 금요일엔 「삼시세끼」로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를 간접 경험하고, 토요일엔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요리방송을 볼 수 있었다.

이렇듯 쿡방이 일주일 내내 방송되게 되면서 요리 자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셰프들의 방송 진출이 잦아졌다. 그러나 한편으로 잦아진 쿡방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와 케이블 채널 tvN 등에서는 각각  「헌집줄게새집다오」 「내방의 품격」 등 이른바 「집방」을 선보이고 있다. 큰 돈을 들여서 전문가들의 시공을 거쳐 집을 전면 개조하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소소한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이런 방송계의 움직임은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집방

최근 집이 휴식공간으로 재조명받으면서 홈인테리어 시장이 커지고 있다. 그간 집의 가치는 안식처 기능보다는 자산을 불려주는 재테크 수단으로 평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흐려지면서 집은 이제 삶과 휴식의 공간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기가 「사는 공간」인 집을 꾸미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한 집방 프로그램에서는 인터넷 상에 인테리어 후기를 올려 화제가 된 이른바 「방스타」(방star)들이 나와 저렴한 비용으로 집을 꾸밀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전동 드릴을 사용하는 방법부터 소품을 싸게 구매하는 요령까지 「꿀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그간 부진한 건설경기로 인해 소외되었던 가구·인테리어 업종들이 '집방'의 인기에 맞춰 관심을 받고 있다. 셀프인테리어 유행은 인테리어와 가구업계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소득수준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 업계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여기에 1인가구의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가세하는 형국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노후주택 위주의 잠재 리모델링 시장을 166조원으로 추정했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매판매액은 2014년보다 7% 성장한 5조33억원이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6년 12.2% 성장한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세”라며 “1990년대 들어 성숙기에 접어든 가구산업의 특성상 이례적인 급증세”라고 평가했다. 그는  『집에 대한 인식 변화, 가치소비의 확대로 국내 인테리어, 리빙소품 시장은 부흥기를 맞았다』며 『관련 기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가구업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가구 관련 기업은 한샘, 현대리바트, 퍼시스 등 약 10개가 있다. 집방의 열기에 주목받는 업체들은 한샘, 현대리바트 등이 있다.

한샘의 경우 홈인테리어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한샘몰을 오픈한 이후 2009년 280억원대에서 지난해 16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해 6년만에 6배 성장했다. 한샘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늘면서 4인가구 기준의 인테리어 시장도 급증하고 있지만 1인가구의 인테리어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판매가 두드러지며 한샘몰은 매월 250만명의 고객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온라인몰 매출이 700억대를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30%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이에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매출액은 1857억원으로 전년도 같은기간보다 22.5%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356.8% 급등한 96억원이었다.

유통업계에서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를 「포미족(For me族)」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포미족은 취미용품 등 「작은 사치」를 통해 자기 만족을 얻는 소비계층을 가리킨다. 평소에는 절약을 실천하면서도 자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가치소비」적 행태를 보인다. 싱글족들의 셀프 인테리어는 유행이 아닌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가구업계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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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2-17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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