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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판’으로 쌓아올린 인문학적 무형자산의 힘…교보생명, 4년 연속 평판 1등의 저력

- 창업자 '대산(大山) 신용호'의 철학이 틔운 인문학 DNA…광화문 글판 거쳐 '평판 자본'으로 결실

- 브랜드 신뢰도가 '장부 밖 몸값' 결정…무형자산 프리미엄이 만드는 기업 가치

- 인간 존중의 가치를 AI 기술에 이식…3대(代) 이은 혁신으로 ‘디지털 평판’ 새 지평 연다

  • 기사등록 2026-02-26 16: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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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도하 기자]

매일 수조원 자본이 오가는 광화문 금융가에서 유독 이질적인 공간이 있다. 상업적인 대형 옥외광고 대신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시 구절을 내걸고, 1층 금싸라기 땅에 은행 창구 대신 서점을 들인 곳. 바로 교보생명 본사다.

 

숫자가 지배하는 금융업의 문법을 깨고 '글자'를 선택한 이 독특한 행보는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홍보 수단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창립부터 이어져 온 인문학적 가치가 기업의 재무적 가치를 결정짓는다는 ‘평판 경영’의 메커니즘이 담겨 있다.


‘글판’으로 쌓아올린 인문학적 무형자산의 힘…교보생명, 4년 연속 평판 1등의 저력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교보생명의 ‘광화문글판’. [사진=교보생명]

"교육이 민족의 미래"…무형의 교육열을 자본으로 만든 ‘창립 DNA’

 

교보생명보험(대표이사 신창재 조대규)의 인문학적 기반은 창업자 대산(大山) 신용호 선생의 삶과 궤를 같이한다.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나 폐병으로 학교 문턱조차 밟지 못했던 소년은 독학으로 문학가를 꿈꿨다.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던 그는 광복 후 빈손으로 귀국했지만, 한국 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에서 세상을 바꿀 ‘무형의 원자재’를 발견했다.


‘글판’으로 쌓아올린 인문학적 무형자산의 힘…교보생명, 4년 연속 평판 1등의 저력대산 신용호 선생. [이미지=교보교육재단]

"담배 한 갑 아껴 자식을 대학 보내자"는 그의 권유는 세계 최초의 교육보험 탄생으로 이어졌다. 단순한 영업 멘트가 아닌, 국가 재건을 위한 인문학적 호소였다. 손해를 무릅쓰고 금싸라기 땅에 교보문고를 세운 결단 역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신념이 낳은 ‘무형의 투자’였다.

 

교보생명의 상징인 ‘광화문글판’은 신 선생의 경영 철학이 어떻게 ‘평판 자본’으로 성숙했는지를 보여준다. 1991년 도입 초기, "경제 활력 다시 찾자"와 같은 계몽적 표어에 머물렀던 글판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대전환을 맞이한다.

 

신용호 창업자는 “기업 홍보는 잊고 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듬해 고은 시인의 시구(詩句)가 걸리며 글판은 비로소 ‘시가 있는 도시의 풍경’으로 거듭났다. 이어 2000년 신창재 의장이 ‘문안선정위원회’를 발족하며 글판을 시민의 공공재로 선언한 것은, 인문학적 가치를 기업 사유물이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 승화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

 

35년 동안 117편 문안으로 쌓아 올린 이 두터운 신뢰는, 교보생명만이 가진 '인간 가치 중심의 무형자산'이 됐다.

 

◆ 장부 밖 ‘가치 프리미엄’…무형자산이 기업의 몸값을 결정한다

 

교보생명의 인문학적 투자는 경영학적으로 볼 때 정교하게 설계된 전략적 선택이다. 기업이 보유한 장부상 자산 가치보다 실제 시장에서 평가받는 몸값이 얼마나 높은지를 설명하는  ‘토빈의 Q(Tobin’s Q)’ 같은 이론이 나온 배경이다. 기업의 초과 가치는 브랜드 명성과 고객 충성도 같은 '무형 자산'에서 비롯된다는 이론이다.

무형자산의 실효성은 교보생명의 수익성 지표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교보생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61%로 전년 동기 대비 1.49%p 상승하며 성장세를 증명했다.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인문학적 데이터와 고객 신뢰라는 '프리미엄'이 교보생명의 꾸준한 성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글판’으로 쌓아올린 인문학적 무형자산의 힘…교보생명, 4년 연속 평판 1등의 저력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교보생명]창업자 2세인 신창재 회장은 선대의 철학을 계승해 이를 '평판 자본'으로 구체화했다. 35년째 시민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광화문 글판'과 1820여 개의 인문학 콘텐츠를 제공하는 디지털 채널 '하루잇문학'은 고객이 브랜드를 단순한 보험 계약 대상이 아닌, 삶을 함께하는 '동반자'로 인식하게 만든 것이 그 대표적 사례들이다.

 

이러한 정서적 결속력은 재무적으로 볼 때 '낮은 자본 비용'과 '높은 장기 유지율'로 환산된다. 신뢰가 두터운 고객은 가격 변동이나 경쟁사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기업에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교보생명의 인문학 경영은 시장에서 기업의 미래 리스크를 낮게 평가하게 하며, 기업의 실질적 가치를 증대시키고 있다.

 

◆ 금융소비자 보호, '인간 존중' 철학의 현대적 변주

 

최근 교보생명이 경영 전면에 내세운 '금융소비자 보호'와 '질적 성장' 기조는 창업자의 '인간가치 존중' DNA가 현대적으로 진화한 형태다. 신창재 의장이 강조하는 "보험의 완전 가입과 유지는 생명보험 정신의 실천"이라는 메시지는 인문학적 신뢰를 실질적인 영업 현장의 행동강령으로 체화시킨 결과다.

 

교보생명은 불건전한 영업 행위와 결별하고 우수 재무설계사(FP)를 통한 전속 채널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외형 확장보다 오랜 시간 구축해 온 '신뢰'라는 무형자산을 보호하겠다는 경영적 판단이다.

 

이러한 노력은 현장에서 고객 평판 지표로 나타난다. 지난해 3분기 정기공시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보유계약 10만 건당 환산 민원 건수는 자체 민원 2.65건, 대외 민원 3.22건으로 매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글판’으로 쌓아올린 인문학적 무형자산의 힘…교보생명, 4년 연속 평판 1등의 저력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대표이사 사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은 지난 11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주관 ‘2026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에서 4년 연속 생명보험 산업 부문 1위에 올랐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이한 이 조사는 기업의 혁신 능력, 고객 가치, 사회 가치, 주주 가치, 직원 가치, 이미지 가치 등을 지표화해 선정하는 종합 평가다. 교보생명의 이미지 가치는 산업계 종사자, 전문가, 소비자 1만여 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믿을 만한 기업’, ‘고객 만족 노력이 뛰어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상위 30대 기업인 ‘올 스타(All Star)’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린 사실로 대변된다.

 

평판 자본은 실질적인 영업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초회 수입보험료 약 3조296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이 수치는 교보의 브랜드 신뢰도가 실제 시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교보생명에 있어 인문학 경영은 '쓰고 없어지는 비용'이 아닌,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증폭되는 '장기 자본'의 확충 과정이다. 인문학 콘텐츠로 쌓인 브랜드 호감도가 총자산이익률(ROA)과 영업이익률 등 재무 지표를 견인한다는 사실은 이미 숱한 학문적 연구로 검증된 사실이다.

 

조대규 교보생명 사장은 “보험의 진정한 가치는 고객이 꼭 필요한 상품에 가입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약속한 보장을 받는 것”이라며 “보험 가입-계약 유지-보험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고객 완전 보장 실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 새로운 100년의 도약, AI로 완성되는 '디지털 평판 경영'

 

이제 교보생명은 창립자의 개척 정신을 인공지능 전환(AX)으로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전사 AX 전략을 총괄하는 ‘전사AX지원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신창재 의장의 장남인 신중하 상무를 선임하며 3대(代)에 걸친 혁신 DNA를 본격 가동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AX전략, 현업 AI 지원, AI테크, AI인프라 등 4개 전문 부서를 편제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보험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반의 ‘구조적 혁신’을 지향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글판’으로 쌓아올린 인문학적 무형자산의 힘…교보생명, 4년 연속 평판 1등의 저력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AI 기술과 접목한 보험업 연계 솔루션을 제안하는 사내벤처 4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교보생명]

'평균 0.24일'의 보험금 신속 지급을 가능케 한 AI 자동심사 모델, 광학문자인식(OCR) 고도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퇴직연금 IRP 수익률 1위를 견인한 자산운용 알고리즘은 ‘무형의 신뢰’를 기술의 정교함으로 뒷받침한 대표적 사례다.

 

특히 지난 2024년 금융위원회의 ‘망분리 규제 예외’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바탕으로 구축된 생성형 AI 서비스 3종은 현장 실무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오랫동안 축적된 고객의 소리(VOC)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상품 개발에 반영하는 과정은, 기술이 결국 사람의 필요를 돕는 도구여야 한다는 ‘인본주의 기술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신창재 회장의 뚝심이 만들어낸 '글자의 힘'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도 교보생명만의 독보적인 닻이 되고 있다. 숫자가 아닌 가치를 좇는 경영이 어떻게 기업의 재무적 내실과 시장 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리는지, 교보생명은 매일 아침 광화문을 지나는 시민들과 스마트폰 앱을 켜는 고객들에게 ‘디지털 평판’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hsem5478@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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