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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상생안 시행 앞두고 프랜차이즈 '상생' 위기...법제화보다 배달 생태계 '주목'

- 배달의민족, 중개수수료 2~7.8% 차등화...26일 시행 예정

- 배달 전쟁 격화, 배달앱 상생안 둘러싼 갈등...국회 중재 가능성 고조

- 김범석 대표, 글로벌 경험 바탕으로 배민 제2 전성기 이끌 리더십에 관심↑

  • 기사등록 2025-02-26 08: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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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석)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상생안에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26일부터 시행 예정인 이번 상생안은 중개수수료를 기존 9.8%에서 매출 규모에 따라 2.0~7.8%로 차등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프랜차이즈협회)는 "배달 매출이 높은 프랜차이즈가 상위 구간에 집중되어 실질적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프랜차이즈 업계는 정부와 국회가 직접 개입해 수수료 상한제를 포함한 법제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20년부터 수수료 상한제를 주별로 시행했던 미국도 여전히 수수료에 대한 규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델라웨어대학교 왕강(Gang Wang) 교수는 관련 논문에서 "(차등) 수수료 상한제가 소상공인에게 혜택을 주기보다 소비자 수요와 주문 하락으로 피해를 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법제화에 따른 대응의 결과를 고민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저스트잇(Just eat)과 같은 배달 플래폼 기업에 대한 수수료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의 핵심이 "배달 비중이 높은 프랜차이즈와 그렇지 않은 업종 간의 차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배달 문화가 발달하고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한 국내 환경에서, 김범석 신임 대표가 프랜차이즈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진정한 상생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우아한형제들, 상생안 시행 앞두고 프랜차이즈 \ 상생\  위기...법제화보다 배달 생태계 \ 주목\  지속가능한 성장과 배달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배달의민족 '2030 목표' [자료=우아한형제들]

◆수수료 인하 넘어 배민 시장 점유율 1위 유지 위한 대응 '절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23년 연간 매출액 3조 4155억원, 영업이익 69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5.89%, 65.03%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영업이익 측면에서 대폭 성장해 2019년 적자였던 실적이 2022년부터 흑자로 전환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립했다.


우아한형제들, 상생안 시행 앞두고 프랜차이즈 \ 상생\  위기...법제화보다 배달 생태계 \ 주목\  우아한형제들 지난 6개 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엔데믹 선언 이후 배달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무료 배달 경쟁이 배달앱 시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했다. 쿠팡이츠가 2023년 3월 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자 배민도 '배민클럽'으로 맞대응하면서 이용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전체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2024년 12월 기준 3752만6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했다. 


그러나 배민의 입지를 위협하는 가장 큰 변수는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이다. 2024년 12월 기준 배민(2260만명)과 쿠팡이츠(1002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 수 격차는 두 배 이상이지만, 연간 성장률 측면에서는 쿠팡이츠가 배민을 압도한다. 배민은 전년대비 15만명(0.67%), 쿠팡이츠는 전년대비 449만명(81.19%)증가했다. 이미 요기요(522만명)를 크게 추월한 쿠팡이츠는 막강한 물류 인프라와 와우 멤버십을 무기로 배민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위협은 단순히 이용자 수뿐만 아니라 상생안에서도 나타난다. 쿠팡이츠는 배민과 유사한 수수료 인하 정책을 4월에 시행할 예정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를 출범시키며 정치권과의 협력을 강화한 반면 배민은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요청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배민이 시장 선도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단순한 수수료 인하를 넘어 프랜차이즈와의 갈등 해소와 서비스 차별화, 새로운 가치 창출이 필수적이다. 이는 신임 김범석 대표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이기도 하다.


◆배민 vs 프랜차이즈, 상생안 둘러싼 갈등 속 법제화 움직임 가속화


배민이 26일부터 시행하는 상생안은 '반쪽짜리 합의'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매출 구간별로 △상위 35% 이내(중개수수료 7.8%, 배달비 2400~3400원) △3550%(중개수수료 6.8%, 배달비 2100~3100원) △50% 초과(중개수수료 6.8%/2.0%, 배달비 1900~2900원)로 차등화되지만, 핵심 쟁점은 수수료보다 배달비 인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상생안의 핵심은 '단계별 차등적용'이다. 배민은 매출 규모별로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세분화해 소형 자영업자부터 대형 프랜차이즈까지 고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 영수증에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배달비를 분리 표기하고 멤버십 혜택 조건을 합리적으로 재편, 배달기사 위치정보 공유 시스템을 강화해 배송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게 하겠다는 다각적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협회는 배민이 "상생협의체 출범 직전에 수수료율을 인상해 놓고 상생안에서 수수료를 내린 것은 사실상 인하 의미가 없다"고 봤다. 또한 "치킨, 피자처럼 배달 매출이 높은 업종이 상위 구간에 집중되어 배달비 인상으로 오히려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민 측은 "매출 하위 65% 구간에 프랜차이즈 업주도 많다"고 반박하지만, 실질적 배달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 배민 매출 기준 상위에 위치하는 구조적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야권 중심의 수수료 법제화 추진 움직임도 포착된다. 업계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포함한 법적 규제 도입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규제가 반드시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우버이츠, 도어대시, 그룹허브 등 해외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가 30%에 이르자 미국에서는 2020년부터 수수료 상한제가 확산되어 68개 지역에서 시행됐다. 최근에는 플로리다주가 2024년 초 제3자 배달 앱에 대한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유럽에서도 저스트잇의 수수료 인상에 대한 규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도어대시는 2025년 노동자 권리와 소비자 보호 문제로 집단 소송에 휘말려 수수료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받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상생안 시행 앞두고 프랜차이즈 \ 상생\  위기...법제화보다 배달 생태계 \ 주목\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적용 후, 배달비와 소비자 대기시간 추적(도시별, 주간별) 결과. 규제 시행 후 도시 배달비가 0.4달러 증가(비규제 도시 음식점 추천으로 배달비 2달러 증가)했으며 소비자 대기시간도 도시 1분, 비규제 도시로 이동해 대기시간 2분 증가했다. [자료='Regulating Powerful Platforms: Evidence from CommissionFee Caps' 논문]

위스콘신대학교 리 주오신(Zhuoxin Li) 교수와 델라웨어대학교 왕강(Gang Wang) 교수가 참여한 논문 '강력한 플랫폼 규제: 중개 수수료 상한제 증명(Regulating Powerful Platforms: Evidence from CommissionFee Caps)'에서느 상한제 법제화가 미친 영향을 연구했는데, 그 결과 소상공인의 주문과 매출이 모두 감소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독립 레스토랑 주문은 2.5%, 매출은 3.9% 감소한 반면, 체인점은 4.5% 증가했다. 배달 플랫폼이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체인점으로 소비자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특정 업체만이 아닌 모든 레스토랑에 동일한 수수료 상한을 적용하고 지역 간 통일된 체계를 구현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국내 배달앱 규제 논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갈등 속에서도 국내 배달앱 수수료는 해외 플랫폼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우버이츠와 도어대시는 15~30%, 저스트잇은 14%, 그랩푸드는 15~30%의 중개수수료를 부과한다. 이는 국내 배달앱의 2.0~7.8%(배민), 4.7~9.7%(요기요)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글로벌 수수료 격차는 각국의 시장 환경과 비용 구조, 경쟁 상황에서 비롯된다. 미국 등 해외는 넓은 배달 범위와 높은 인건비, 물류비용으로 인해 수수료율이 높은 반면, 한국은 좁은 국토와 배달 문화의 발달, 치열한 플랫폼 간 경쟁으로 수수료가 낮게 형성되었다. 또한 국내에서는 소상공인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강해 수수료 인하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상생안 시행 앞두고 프랜차이즈 \ 상생\  위기...법제화보다 배달 생태계 \ 주목\  해외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 수수료 및 특징 현황. [자료=더밸류뉴스]

상생안의 실효성 논란 속에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차액가맹금 등 구조적 문제 개선과 함께 정부 및 협회의 내수 진작, 소비 활성화 지원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배달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갈등을 수수료율만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이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배달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을 높이는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6개월 공백 끝에 김범석 신임 대표 선임...수수료 갈등·신사업 과제 시험대


올해 1월 취임한 김범석 대표는 이러한 수수료 갈등과 신사업 확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튀르키예의 배민'이라 불리는 트렌디욜고를 성공적으로 이끈 플랫폼 전문가인 김범석 대표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관계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TPG캐피탈 자문역으로 경력을 시작해 우버 튀르키예 법인 설립, 차량공유 스타트업 '겔깃' 창업, 글로벌 배달앱 '글로보' 튀르키예 총괄 등을 거치며 글로벌 플랫폼 사업에서 탄탄한 경험을 쌓았다.


우아한형제들, 상생안 시행 앞두고 프랜차이즈 \ 상생\  위기...법제화보다 배달 생태계 \ 주목\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 [사진=우아한형제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2025년에는 배민을 다시 성장의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포부와 함께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편해 "고객이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가게와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둘째, 배민B마트와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확대해 음식 배달 수수료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셋째, 입점 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중개수수료 인하와 전통시장 중개이용료 무료 혜택 전국 확대를 약속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시작된 B마트 로봇배달 서비스(평일 오후 2~9시)는 김 대표의 혁신 전략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지난 2017년부터 자체 개발한 배달로봇 '딜리'는 최대 20kg 적재 가능하며, 사람 걷는 속도와 비슷한 1.5m/s로 이동한다. 현재 강남 논현동과 역삼동 일부 지역에서 4대의 로봇이 PPC(도심형 유통센터) 기준 1.5km 반경 내 300여 건물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이며, 5월 이후 1000여 건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상생안 시행 앞두고 프랜차이즈 \ 상생\  위기...법제화보다 배달 생태계 \ 주목\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5일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 내 일부 지역에서 배민B마트 로봇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B마트 로봇배달 서비스 시나리오. [자료=우아한형제들]

로봇배달은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닌 실질적 비즈니스 모델로, 인건비 절감과 동시에 배달 인프라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퀵커머스 시장에 자체 개발 로봇을 투입해 고객의 배달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로봇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음식 배달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표의 전략은 배달앱 경쟁 심화와 프랜차이즈 갈등이라는 이중고를 타개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튀르키예에서 경쟁자였던 딜리버리히어로(DH, 우아한형제들 모기업)가 김 대표를 영입한 것은 그의 수익 창출 능력과 혁신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배달 생태계 '상생안'과 수수료 인하, 신사업 확장에 성공해 배민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김 대표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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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2-26 08: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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